지적 설계의 역사 과학


 지적 설계(Intelligent design)는 현재의 모든 생명체들이 자연선택을 통한 진화론보다는 지적인 설계자에 의해서 설계되었다는 설명이 더 '합리적이다'라고 여기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정의에 따라서는 유신 진화론과 같은, 그나마 '덜' 극적인 개념만을 포함시키는 경우도 존재하지만, 이런 광의적 맥락에서 지적 설계의 역사를 살펴보면 지적 설계의 기원은 고대 그리스의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플라톤의 이상 이론에는 '이상적으로 설계된 동물들'이란 개념이 정확히 부합하는 것이었다. 그 이후에는 토마스 아퀴나스와 페일리가 등장하며, 익히 알려져 있는 바대로 다윈 이전의 거의 모든 서구 지식인층은 이런 지적 설계 가설을 지지했다. 페일리의 '시계공' 논증은 이미 유명하다. 다만 내가 여기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지적 설계란 위에서 언급되었던 것처럼 '창조설'과 그대로 치환될 수 있는 고전적 개념이라기보다는, 조금 더 최근에 나타난 개념을 말한다. 

 또 다른 예로는 1990년 브루스 채프먼Bruce Chapman이 설립한 시애틀에 있는 디스커버리 연구소를 들 수 있다. 채프먼은 조지 길더Ceorgy Gilder와 1966년 공화당에 관한 책인 『수뇌부를 잃은 당The Party That Lost Its Heads』을 공동으로 집필했으며 레이건 행정부로 발탁되기 전 잠시 동안 인구조사국을 운영했다. 레이건 행정부에서 그가 한 일은 두뇌집단들과 연락을 취하는 것이었다. 정부 일을 그만두고 나서 그는 처음에 허드슨 연구소에서 편안한 직책을 맡았다. 그후 디스커버리를 설립하기 전에 시애틀에 서부지역 버전의 허드슨을 세우려고 노력했다. 이런 모든 뜻밖의 행동에도 디스커버리가 보수주의 진영의 일부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 연구소의 연구원들은 《월스트리트 저널》과 《내셔널 리뷰》에 영원히 등장할 것이다. 디스커버리 연구소는 세제 개혁과 통신 규제완화에 관해 행정부에 대한 압력을 상승시키기 위해 카토와 성장 클럽, 댈러스 출신으로 저명한 민영화 옹호기관인 전국정책분석센터와 헐거운 동맹관계를 형성했으며 그들의 입장을 칼 로브에게 직접 전달했다. 워싱턴주에서 디스커버리는 두 곳의 다른 자유시장 싱크탱크들과 가깝게 일한다. 그 두 곳은 워싱턴 주도인 올림피아에 있는 영원한 자유 재단과 잭 켐프가 '노스 웨스트의 헤리티지 재단'이라 칭한 워싱턴 정책센터다. 사실 2000년에는 앨 고어를 선택했고 주 단위의 관직에 뽑힌 공화당원은 겨우 두 명에 불과한 워싱턴 주가 보수주의 사상을 창충하는 데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만큼 많은 자원을 바치고 있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중략)
 또한 디스커버리는 우파에서 점점 더 영향력을 얻고 있는 '지적 설계' 사상을 강력하게 지지한다. 채프먼에 따르면 지적 설계 운동은 '우주와 생명체의 일정한 특징은 자연적 선택처럼 우연한 과정의 일부가 아닌 지적인 원인에 의해서만 가장 잘 설명된다' 는 주장을 담고 있다. 다시 말해서 다윈의 이론은 생명의 기원이나 종의 발전을 완전하게 설명해주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헌신적인 기독교인인 채프먼은 처음에 언론의 자유에 대한 걱정 때문에 이 주제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 1995년 그는 단지 진화가 모든 것을 설명해주지 않는다고 주장한 것 때문에 해고당할 위기에 처한 캘리포니아의 한 과학 교수를 지지하기 위하여 달려갔다. 대부분의 정통 과학자들은 지적 설계를 고급 버전의 특수 창조설로 일축했다. 그러나 디스커버리의 과학문화센터에서 책과 논문이 마구 쏟아져나왔고 채프먼은 그가 신 다윈주의자들이라고 부른 사람들과 맞선 논쟁에서 일부 승리를 거뒀다. 2002년 10월 오하이오 주는 학생들에게 '어떻게 과학자들이 진화론의 양상을 계속해서 조사했으며 비판적으로 분석했는지를 알도록' 요구하는 과학수업 지침을 제정한 최초의 주가 되었다. 조지아 주의 콥 카운티는 현재 교사들에게 진화에 관한 '논쟁적인 견해들'에 대해 토론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보수파 공화당원들 또한 낙오되는 아이 방지법에 첨부한 의회 회의 보고서에 학교에서 '전 범위의 과학적 견해들'을 가르치도록 촉구(강제는 아니지만)하는 문구를 가까스로 끼워넣었다.
 지적 설계 운동은 우파가 자신들의 자체 과학 연구를 이용해 그들이 전문 영역의 진보적 '과학체제'로 여기는 세력들과 점점 더 적극적으로 투쟁하고 있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일례이다. 우파 두뇌집단들은 줄기세포에 대한 과학 정설을 공격해왔다. 그들은 성인에게서 줄기세포를 뽑아내는 것이 가능하다면 배아를 얻는 것도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들은 지구 온난화에 대한 데이터를 열심히 연구했다. 환경에 관한 허풍을 고발한 책인 『회의적인 환경보호론자The Skeptical Enviromentalist』(2001년)의 저자인 브존 롬보그Bjom Romvorg는 AEI와 디스커버리에서 숭배 받는 영웅이다. 또한 동물 보호와 안락사 그리고 동성애의 과학적 기원에 대해서도 투쟁을 도모하고 있다. 지금까지 기성 과학계는 보수파의 이런 갑작스런 공격, 특히 지적 설계에 대해 거의 어떤 의견도 내놓지 못했다. 오하이오 주에서 일부 과학자들은 지적 설계 지지자들을 탈레반과 동일시했다. 그러나 우파는 밀턴 프리드먼과 다른 이들이 40년 전 경제학에서 그랬던 것처럼 사상 투쟁을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 시키고 있음이 분명하다.

존 미들레스웨이트, 아드리안 울드리지, (박진), 더 라이트 네이션, 도서출판 물푸레, p213-p215.

 위의 인용문에는 몇몇의 오류가 있어보이기는 하지만 -이를테면 신자유주의와 지적설계를 동일선상에서 비교한 것이나 지적 설계에 대한 기성 과학계의 반박 부분- 현대 지적설계의 발흥에는 이러한 네오콘류의 사조가 강력한 동인이 되었다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어보인다. 위에서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지적설계론과 관련해 가장 널리 알려진 인물 중 하나인 마이클 베히는 디스커버리의 선임 연구원이다. 비록 1세대 네오콘 사상가들이 종교적으로 불가지론자들이었고(그렇다고 종교에 대해서 부정적 태도를 보였다는 것도 아니지만), 최근의 주류 네오콘 사상가들은 그들의 선배들보다 종교적으로 경직된 사고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적어도 극단적인 기독교 원리주의를 자신의 정치적 입장과 동일시 하는 태도는 네오콘의 독자적 논리라기보다는 일부 사회적 보수파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인다.

 어쨌거나 몇몇 지적설계론자들은 그들과 기성 창조설과의 연관성-세간의 인식과는 달리-을 강력하게 부인하기도 한다. 기독교적 색채가 강한 기존의 창조설과는 달리, 그들이 지적 설계, 다시 말해 어떤 '지적인 조물주 가설'을 지지하는 것은 단지 개인적인 종교적 신념에 기인한다기보다는 어떤 합리적 추론의 결과라고 주장하고 있다. 베히가 진화론의 반대 증거로 제시한 세균 편모와 혈액 응고의 기작, 즉 '환원 불가능한 복잡성'은 적어도 그 근거가 성경 이외에는 전무한 기독교의 창조설보다는 좀 더 '과학적인' 인상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비록 이런 근거들은 전부 파훼되었을뿐더러, 진화론이 이를 설명하지 못한다고 해서 지적설계론의 타당성이 높아지는 것 또한 아니다).

 지적 설계론의 창시자들이 스스로를 어떻게 여기던 간에, 실질적인 지적 설계의 추종자들은 태반이 과거의 창조설 지지자이다. 지적 설계와 창조설의 가장 중요한 차이점을 들자면, 바로 위의 '환원 불가능한 복잡성'과 같은 나름의 증거제시를 들 수 있는데 많은 기성 창조설 지지자들은 이런 차이를 그저 '더 과학적인' 근거가 충원된 창조설이라고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이전 문헌의 '창조설 지지자들 creationists'이 '지적설계 지지자들 design proponentsists'로 그대로 바뀌것에 불과하다는 유력한 증거. creationists를 모두 design proponentsists로 바꾸다가 'c'를 미처 지우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실수만이 결정적인 증거인 것은 아니다. 저 텍스트는 이전의 텍스트의 '창조설 지지자들'을 모두 '지적 설계 지지자들'로 그대로 치환한 것에 불과하다.

 '더 라이트 네이션'에서 성급하게 예언했던 바와 같이 지적 설계가 마치 신자유주의가 그랬던 것처럼 기성 학계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전환시킨 수준에는 다행이도 턱없이 미치지 못했다. 물론, 네오콘들의 텃밭인 텍사스 주에서는 교과서가 개정되었고 앞으로 텍사스 주의 학생들은 토머스 제퍼슨 대신 토머스 아퀴나스에 대해 배우게 되겠지만 적어도 이런 수준의 변화는 그들이 지적 설계에 쏟아 부은 자원과 시간, 열정에 비하면 터무니 없을 정도로 빈약한 결과가 아닌가.


이글루스 가든 - DCinside 무신론갤러리 : ...

덧글

  • ◇ㅇㅅㅇ◇ 2010/09/18 14:22 # 답글

    오뎅은 창조구라회랑 싸우느라 바쁘던데 오뎅제왕은 왜 이글루스 안함?
    오뎅불러오면 그야말로 혼돈과 파괴가 일어날듯한데?
  • ㅁㄴㅇㄹ 2010/09/18 15:14 # 삭제 답글

    조잡하고도 염치없는 지좆설계
  • 2010/09/20 20:20 # 답글

    반응이 없다고 굴하지 말아여 사프라닌 쨩...고난 뒤에 복이 있나니.

    원래 노리고 쓰는 글들이 더 반응이 없더라고여.
  • Dancer 2010/10/01 09:15 # 삭제 답글

    지적인 설계자에 의해 설계되었다는게 더 합리적이다

    라고 여기는 것..
    ㅋㅋㅋㅋ


    첫줄이 핵심이군요.
  • 2010/10/25 01:24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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