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무신론 만화 - 파스칼의 내기 러셀의 찻주전자


* 파스칼의 내기(Pascal's wager)란 블레즈 파스칼이 제기한 기독교 변증법입니다. 본인이 위대한 수학자였으니만큼, 그 기반에는 수학적 손익 계산을 깔고 있는 이야기인데요, 대략적인 내용을 서술해보면, 무신론자와 유신론자-여기서는 기독교인-중 하나의 입장을 취해야 할 때, 만일 신이 존재한다면 무신론자는 사후에 영겁의 고통을 받을 것이고, 유신론자는 적은 기회비용으로 사후에 큰 보상비용을 받게됩니다. 반대로, 설령 신이 존재하지 않더라도, 유신론자는 아주 약간의 손실을 입을 뿐, 잃을 것이 없다는 논리이지요. 최근의 종교인들에게도 빈번히 인용되는 이 이야기는, 종교를 믿는 것이 '경제적'으로 우세함을 주장할때의 근거로써 자주 사용됩니다.

* 물론 당연히, 이 이야기는 많은 무신론자들에게 반박되어 왔습니다. 위의 러셀의 찻주전자에서 이야기하는, 만일 신이 기독교의 야훼가 아닌 동시에 불신자를 처벌하는 신일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물론, 위에서 그려진 힌두교의 신을 야훼로 치환하여 기독교 대신 다른 종교를 비판하는 식으로도 변용이 가능합니다. 이에 대한 하위 호환으로는 근래의 무신론 갤러리등지에서 유행하고 있는 야훼 악신론-야훼가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태고의 악이기에, 자신을 지지하는 이들에게 영겁의 고통을 가한다는-이 존재합니다. 물론 저는 애시당초 이 이야기를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습니다만...

* 리처드 도킨스의 경우, '만들어진 신'에서 이 이야기를 '과연 기독교의 신이, 자신을 지지하는 데 이러한 계산을 하고 있는 신자-즉, 신앙을 수단화 하는-를 과연 좋아할 것인가'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크게 보면 위의 야훼 악신론과 궤를 같이 하기에, 저는 이 이야기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 그러나 엄밀히 생각해보면, 파스칼은 신이 존재하지 않을 경우와 그러할 경우를 이원적으로 나누어 설명해 마치 이 두가지의 확률이 동일하다는 인상을 심어주기 쉽습니다만, 신이 존재하지 않을 확률이 어느 정도 될지를 감안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물론, 이런 종류에 대해서 엄밀한 수학적 계산이 가능한 것 또한 아닙니다만, 적어도 성경에서 묘사되고 있는 '기적'등이 신이 존재한다는 직접적인 증거라고 생각해보면 어느 정도의 답이 나오리라고 봅니다. 즉, 이러한 종류의 손익 계산이 가능하려면, 최소한 신이 존재한다는 직접적인 증거를 제시해 그로부터 '신이 실존한 확률'이 제법 된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애시당초 현재의 종교 풍토에서, 종교를 받아들인다는 것 또한 그렇게 '값싼 투자'도 아닐 뿐더러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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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YoUZen 2010/06/29 16:01 # 답글

    러셀의 찻주전자는 불가지론자를 비판하기 위한예 아닌가요?
    태양을 도는 하나의 찻주전자가 있는게 이건 너무 작아서 지구에있는 장비로 관측이 불가능하다고 하면,
    이 찻주전자는 존재하는것으로 쳐야하는것인가...? 하는 내용이 었던거 같은데요.
  • Safranine 2010/06/29 16:04 #

    아, 태그에 '러셀의 찻주전자'가 들어가 있는것은 딱히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어서가 아니라, 저만화의 원작 시리즈 이름이 'Russell's Teapot'이기에 넣은 것입니다.
  • YoUZen 2010/06/29 18:59 #

    아하! 그런 이야기군요. 혹시 책으로도 출판 됐나요?
  • Safranine 2010/06/29 23:37 #

    책으로 출판되었더라면 아마 저작권이 겁이나서라도 무단 번역을 못하지 않았을까요 ㅋㅋㅋ
    대신 티셔츠(...)나 머그컵(...)은 팔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만, 지금 원 사이트가 원 저자의 개인적인 사정으로 닫혀있기에 구매할 수 있는 루트는 없습니다.
  • RedPain 2010/06/29 16:04 # 답글

    현재의 종교 풍토에서 종교를 받아들인다는 것이 값싼 투자는 아니지만 얻는 것 또한 많죠. 작은 슈퍼라도 하나 하려면 교회 다니는 게 좋습니다.

    "종교는 평민들에게는 진실로 여겨지고 현자(賢者)들에게는 거짓으로 여겨지며 통치자들에게는 유용한 것으로 여겨진다." - 세네카

    덧. 전 사업을 안 해서 안 다닙니다. 응?

    덧2. 사업을 했어도 안 다녔을 듯... 응?
  • Safranine 2010/06/29 16:30 #

    사업뿐만이겠습니까. 세네카의 말마따나 요즘은 정치를 하려고 해도 다녀야(...)
  • ArchDuke 2010/06/29 18:13 # 답글

    아름다운 베테라님;;
  • Safranine 2010/07/02 16:19 #

    베테라가 뭔가요(...)
  • ArchDuke 2010/07/02 17:10 #

    아 헷갈려서;;
    가네샤짱이였죠
  • 무신론자 2010/06/29 19:47 # 삭제 답글

    종교계에서 가장 경제적인 모델은...

    무신론자 선량하게 살되, 유신론자를 함부로 비판하거나 비난하지 않는 겁니다.


    왜냐면, 아무리 신뢰성 높은 근거로 유신론을 비판하더라도 그게 완전무결한 근거이기 어렵고,

    유신론자가 개드립을 쳐도 그냥 모르겠다고 판단을 유보해야지 비난은 내 입만 아프니 할 필요도 없죠.

    근데 만약 유신론자가 맘대로 법률을 만들어버릴려고 한다든가, 위태롭게 위협까지 한다면...

    그러니까 선거를 잘 해야합니다. 물론 위협까지 하면 정당방위!를 해야죠.

    그러다 유일신 앞에 끌려가면... 몰랐다! 본능적으로 정당방위를 해버렸다라고 하는 수 밖에요.

    만약 선거 잘 했는데... 당선자가 배신하고 그런 법을 만든다면?

    뭐 어쩔 수 없죠. 인생은 항상 예기치 못 한 위험이 따르는 법. 그것이 인생의 묘미 아니겠어요?

    설마 유일신님이 다른 미신(=악마로 취급)을 맹신한 사람보다 무신론자를 더 크게 벌 할리가 없잖아요.


    따라서 종교적 관점에서 무신론자로 착하게 살되 비판 비난을 삼가하는 게 경제적인 모델임.
  • 무슨 2012/04/15 04:39 # 삭제

    왜냐면, 아무리 신뢰성 높은 근거로 유신론을 비판하더라도 그게 완전무결한 근거이기 어렵고,

    이 문장에서 웃으면 되나요?

    존재 조차 안하는 신이란 개념을 부정하는데 근거라는 과학적 수단을 써주는것만 해도 감지덕지할 일이지ㅋㅋㅋ 완전무결까진 왜 바람?
  • ㅋㅋ 2019/04/19 05:20 # 삭제

    이 덧글이 솔직히 빵터지는게... ㅋㅋㅋ 파스칼의 내기에 대한 반론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파스칼이 가정한 신'의 판단 기준 자체가 근거 없는 가정이란 거잖습니까. 이 덧글도 똑같은 문제를 가지고 있는거죠. "설마 유일신님이 다른 미신(=악마로 취급)을 맹신한 사람보다 무신론자를 더 크게 벌 할리가 없잖아요." 자체가 본인이 그렇게 생각한다 외에는 아무런 의미도 없는 가정 아닙니까. 만약 저승에서 우릴 기다리는 신이 모든 종교의 신자를 다 구원하지만 무신론자만은 용서하지 않는 신이라면? 반대로 무신론자를 구원하고 유신론자, 종교인을 처벌하는 신이라면? 이 자칭 '경제적인 모델' 의 전제 자체가 무너지는거죠. ㅋㅋ 파스칼이야 17세기 사람이니 할 수 없다 치고, 21세기까지 어째 인간은 이리 발전이 없는건지. ㅋㅋㅋ
  • 2010/06/30 12:28 # 답글

    음...파스칼은 자기가-아마도 심심풀이로-만든 저 이론이 이렇게 오랫동안 회자되리라고 상상이나 했을까요.
  • Safranine 2010/07/02 16:20 #

    일단 처음 들었을때 '그럴싸하다'라는 기분이 들잖아요. 애시당초 대수학자 파스칼의 권위를 업은데다가, 수학적 계산이니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라는 인상도 주고.
  • erte 2010/07/01 02:13 # 삭제 답글

    가... 가네샤쨔응... 하악하악...

    아.. 글은 재미나게 봤고 좋은거 배워갑니다. ^^
  • Safranine 2010/07/02 16:21 #

    가...가네샤 쨔응(...)
    감사합니다.
  • ㅁㄴㅇㄹ 2010/07/05 20:27 # 삭제 답글

    FSM을 찬양합니다 다른건 다 무시해도됩니다

    FSM은 구속 하지 아니하시는 진정한 구세주십니다
  • 지나가던이 2010/08/29 23:10 # 삭제

    이런 리플은 FSM의 교리에 위배된다.. 고 말하는 것도 별로 좋지 않으니 영접이나 하고 와야겠습니다.RAmen!
  • 2010/08/30 17:10 # 삭제

    영접이 아닙니다!
    면접이죠!
  • ㅁㅁ 2010/10/31 15:44 # 삭제

    아아..찬양합니다!

  • Believer 2018/09/28 18:53 # 삭제

    RAmen!
  • 2011/02/05 01:38 # 삭제 답글

    파스칼은 논리와 이성을 희생시켜야 한다는 계산은 그 당시에는

    할수가 없었지..

    논리와 이성을 말아먹는 희생을 무릎쓸 정도로 종교를 믿을 가치가 있을지를 계산해보면

    신은 설령있다고 하더라도 논리와 이성을 말아먹는 신자를 지옥으로 보내야 논리적인 신이지.
  • 결국 2012/02/13 15:15 # 삭제 답글

    어느 의미로 보면 이 이론은 신의 존재에 대한 어느한 증거도 되지 않으며 - 물리적 손익 계산을 통한 합리적 선택의 문제일 뿐 - 극장의 우상을 등에 엎고 있다고 볼 수도 있겠군요. 물론 파스칼에 대해 비난을 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극장의 우상을 인용할 수 있는 경우는 제한되어 있다는 거겠죠. 예를 들어 종교인들이 위대한 수학자 파스칼은 이러이러한 이유로 신을 믿는 것이 더 좋다고 하였다 라고 말하는 것을 반박할 때 말이죠. 물론 그들은 파스칼이 신의 존재에 대해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지 않겠지만 말이죠.

    제 의견은 어찌되었든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ㅁㄴㅇㄹ 2012/07/12 05:47 # 삭제 답글

    그러니까 우리 모두 야훼를 멀리 하고 코끼리를 믿읍시다
    가네샤느님 핰핰
  • 완퐌닭 2017/07/27 07:15 # 삭제 답글

    ㅎㅎㅎㅎ 재밌었어요!! 철학 덕후로서 선비질 하나만 하자면, 정확히 이 내기가 가리키는 것은 신이 있을 확률이 높다는 것이 아니고, 신이 있다고 믿는 게 더 유용하다는 것입니다. 신이 있든 없든 있다고 믿으면, 잘 될 확률만 있고 해는 없지만, 없다고 믿으면 뭐 될 확률이 있기 때문이죠. 이 내기로 신이 있을 확률이 더 높아진다거나, 신의 존재를 증명하지는 않습니다. 파스칼의 글을 읽어 보시면 파스칼 스스로가 처음에 '신의 존재도, 신의 속성도 인간의 이성으로는 알 수 없다'고 못 박아놓습니다. 신 존재 증명이 불가능하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애초에 글의 대상도 기독교 비신자들이 아니라 기독교 신자들 가운데, 신 존재를 의심하는 사람들입니다. 즉 '벌주는 신이 있을 수 있잖아' 등과 같은 비판은 '내재적 비판'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오히려 '인간의 이성이 신적 속성을 알 수 없다고 니 입으로 말했으면서 어떻게 천국에서의 무한한 삶이 더 좋다고 이야기할 수 있냐?'라고 물으면 아주 강력한 비판이 됩니다. 왜냐하면 '내재적 비판'이기 때문이죠. 철학에서는 이렇게 '그래 니 말이 맞다고 치자, 그러면 모순이 생기는걸?'이라고 하는 비판이 '외재적 비판' 즉 '아니 니 전제를 난 받아들일 수가 없는데?'보다 더 파괴력이 강한 논증으로 칩니다.
  • ㅇㅇㅇㅇ 2017/11/19 02:23 # 삭제 답글

    실제로 유신론자들이 이런 주장을 하지는 않죠. 그냥 파스칼이 논리적으로 신을 믿는게 이익이 아닌가 하는 하나의 가정을 했을 뿐이죠. 사실 이건 종교 비판과는 상관없는 그냥 토막상식만화.
  • Believer 2018/09/28 18:55 # 삭제

    미션스쿨 다닐 때 교목이 저 주장 써먹었었네요.
  • ㅋㅋ 2019/04/19 05:11 # 삭제

    실제로 종교인들 저 소리 자주 하는데요
  • ㅋㅋ 2019/04/19 05:11 # 삭제 답글

    이거야 뭐... 파스칼의 시대 유럽에서는 종교라고 하면 당연히 기독교, 신이라고 하면 당연히 기독교의 신이었으니까요. 결국 '다른 종교' 의 '다른 신' 이란 파스칼이란 친구의 일상적인 인식 범위에서는 얼른 등장하지 않았던 것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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